저자 : 박용주
호 : 오재
저술연대:
출전:《오재유고(梧齋遺稿)》
양재 권순명에게 보냄 경자년(1960)
與權陽齋純命 ○庚子
저번에 돌아가신 스승의 면례(緬禮) 소식을 듣고 그때에 당신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날짜에 맞춰 이리(裡里)에 도착해 마침 임피(臨陂)로 가는 일행을 만나는 바람에 형께서 이미 출발해버려 얼굴을 맞대고 정담을 나누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도 그립고 서운한 마음이 평소의 배나 됩니다. 추위가 혹독한데 경전 공부하는 맛이 더욱 좋으시고 문하에 선비들도 잘 이끌고 있겠지요?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저는 전과 같이 골몰하면서 지낼 뿐입니다.
별지에 보내드린 우리 아버지의 〈행록(行錄)〉은 사적은 드러낼만한 것이 없고 기록 또한 졸렬하고 난삽하지만, 이런 혼란할 시절을 당하여 표문(表文)을 지어 비석 세우는 일을 하지 없을 수가 없습니다. 풍년이 아니라서 아직 입언(立言) 군자의 동관(彤管)도 얻지 못했지만, 외람되게도 관선(觀善)의 끝에 있게 되어 감히 당신에게 부탁하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묘명(墓銘)을 지어 주시어 오랫동안 불후의 계책을 도모할 수 있게 해주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하나의 양(陽)이 처음 생겼는데 오직 몸조심하고 맑게 살찌워 한 줄기 양(陽)을 붙잡아 세우시기 바랍니다.
與權陽齋純命○庚子
囊者得見吾先師緬禮之報意謂那時獲瞻霽儀期日到裡里適値臨陂一行兄駕旣發未得面穩尙今耿缺懷仰有倍平品伏惟寒冱經體味道益神牌下群彦倍加提挈耶顒禱顒禱鎔依樣滾汨而已耳別紙吾先君行錄蹟無可揚錄亦拙澁當此混亂之際不可無表阡伐石不有年尙未得立言君子之彤管猥忝觀善之末玆敢仰溷特惠墓銘以圖百年不朽之計千萬仰冀一陽初生惟希衛道淸腴以扶線陽